[의제03] 대북 인도적 지원의 조건

의제03 대북 인도적 지원의 조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남북 간의 군사적 상황과 분리하여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하는가?

▶ 남한은 식량‧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 내 취약계층을 위한 식량 지원 등 인도적 지원1)을 해왔지만, 군사적 문제가 불거진 2000년대 이후에는 정치군사적 조건에 따라 가다 서다를 반복해 오고 있습니다.

▶ 국회 결의안2)은 북한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 ‘남북 간의 정치군사적 상황과 분리되어 중단 없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만, 정치·군사적 상황에 따라 제약이 필요하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주장 1 : 정치군사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주장 2 : 정치군사적 조건과 무관하게 지속되어야 한다




주장 1 : 정치군사적 조건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하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의 태도 변화라는 전제와 함께 해야 합니다. 남한과 국제사회는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에 고통받는 주민을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해왔지만, 정작 북한은 핵 개발에만 집중했습니다. 북한 스스로 주민을 돌보지 않는데, 일방적인 인도적 지원은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더욱이 인도적 지원이 핵 개발에 전용된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아무리 인도적 지원이라 할지라도 정치군사적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잘못된 행동에도 불구하고 인도적 지원을 지속하면 북한이 오판할 수 있습니다

▶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북한에 대해 인도적 지원을 재개하는 것은 북한 정권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 국제 규범을 어기는 북한의 행동을 막을 방법을 갖지 못한 상태에서 인도주의라는 이름으로 대북지원을 지속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에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인도주의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한 나라의 정책은 현실적인 측면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합니다.

북한의 잘못된 분배구조, 지원 물자의 전용 가능성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 물론 기아, 질병 등의 상황에서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이러한 상황이 독재 정권의 불공정한 분배와 정책 실패에 따른 것임을 고려해야 합니다. 대단히 심각하고 급박한 재난 상황이 아니라면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 또한 현재 북한의 체제 아래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제공된 인도적 지원 물자의 일부가 전용되어 북한 정권이나 군부를 위해 사용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책 없이 인도주의만 강조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인도주의적 지원은 북한 인권 개선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 국제 인도주의 규범과 국제 인권규범은 대북지원의 근거가 되는 원칙이지만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국제사회가 가능한 수단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근거도 됩니다.

▶ 따라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북한의 인권침해에 대한 대응이 따라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북지원은 반쪽짜리에 불과합니다.




주장 2 : 정치군사적 조건과 무관하게 지속되어야 한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 내 취약 주민에 대한 생존권 보호 조치입니다. 인도적 지원은 재난적 상황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긴급구호 활동이며,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3)에서도 인도적 지원만큼은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북 인도적 지원이 정치적 영향을 받으면서, 북한의 영유아, 임산부 등에 대한 지원마저도 끊겼습니다. 정치군사적 이유로 비인도적 상황을 수수방관할 수는 없습니다.


인도적 지원에 조건을 달지 않은 것은 이미 확립된 국제규범입니다

▶ 최소한의 인도적 지원은 국제 인도주의 규범과 국제 인권규범에 따라 실행되어야 합니다. 즉, 북한 주민의 생존과 안전, 나아가 최소한의 인권 보호에 필요한 대북 인도 지원을 조속히 재개하고 지속해야 마땅합니다.

▶ 유엔 식량 계획(WFP)은 북한 인구의 40%가 영양결핍 상태에 있다고 보고한 바 있습니다. 데이비드 비즐리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인도주의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지원 물자를 전용할 가능성 때문에 지원을 중단하면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 북한이 지원 물자를 전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그런 우려 때문에 인도적 지원을 제재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며 결과적으로 북한 체제를 더욱 폐쇄적인 체제로 만드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 따라서 대북지원 물자 분배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해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할 방법을 생각하고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북한 핵 개발 이후에도 유니세프, 스웨덴, 그리고 일부 국제 비정부기구가 지원을 계속해 왔고, 유엔 역시 인도적 지원만큼은 대북 제재의 예외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도적 지원은 북한 주민 인권의 최소 기준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 인도주의는 인권 실현의 최소 전제이므로 북한 인권 개선을 인도적 지원 여부와 연계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북한 주민이 겪는 기아와 질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아동과 여성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것은 인권보장의 첫걸음입니다.

▶ 북한 주민들 또한 우리가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바탕 위에서 대북 정책, 통일 정책을 추진할 때 마음을 열게 될 것입니다.




용어해설



1) 인도적 지원

인재나 자연재해로부터 통상 생명을 구조하고, 고통을 경감하며,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활동으로 기아나 난민 등에 대한 구호활동이 모두 해당된다.

2) 남북 관계 개선과 인도적 대북지원 촉구 결의안, 2012

2012년 9월 25일 정의화 국회의장이 발의하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결의안이다.

이 결의안은 “2010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인하여 경색된 남북 관계가 남북 간 상호 비방 및 북한의 로켓 발사 등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 및 민간교류의 중단으로 인하여 이산가족 상봉 등의 인도적 문제 해결이 지연되고, 식량 및 의약품 등의 부족 등 북한 주민의 생존권과 기본적인 인권 보장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면서,

△정부와 북한 당국 모두에 대하여 상호 비방을 자제할 것을 촉구, △북한 주민의 인권보장과 생활 안정을 위해 대화와 협력에 적극 나설 것을 북한 당국에 강력히 촉구, △한반도 평화 증진, 인도적 문제 해결, 북한에 대한 지원 등을 정부의 기본 책무로 규정한 「남북 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따라 정부가 남북 교류의 활성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능동적인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 △남북 간 대결구도를 완화하고 북한 주민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민간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적극 장려하고, 필요한 경우 정부 차원의 직접 지원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촉구, △이산가족 상봉이 가까운 시일 내에 재개될 수 있도록 정부와 북한 당국이 진정성을 가지고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3)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인도적 지원

현재 UN의 대북제재는 UN 안보리 결의안 1718호에 의거하여 설립된 ‘1718위원회’에 의해 집행되고 있다. UN 안보리의 대북 제재 조치 유형에는 △수출 금지 품목 확대 △경협 사업 금지 △해외 북한 노동자 고용 허가 금지 △금융 지원 및 거래 금지가 있다.

UN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2016년 3월 2일에 채택된 결의안 2270호를 기점으로, 대량살상무기 관련 인물과 기업 등만을 제재하는 수준에서 북한 경제 전반에 타격을 주는 방향으로 성격이 변화되었다. 가장 최근인 2017년 12월에 통과된 안보리 결의 2397호는 북한의 원유 수입, 해외 노동자 파견 등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수출 금지 품목에 섬유제품, 식용품, 농수산물, 토석류, 목재류, 전자기기까지 포함시켰다.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 2397호 25항에 따르면 대북제재 결의안은 북한 내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북한 내에서 주민들을 위해 지원과 구호 활동을 수행하는 국제기구와 NGO 활동을 제한할 의도가 아님을 밝히고 있다. 결의안은 오히려 국제기구 및 NGO 활동을 촉진하거나 제재 면제가 필요할 경우 활동 사안별로 제재를 면제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인도 지원을 제공하는 국제기구들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 규정이 까다로운 제재 조항으로 인해 실효를 보지 못하고 비판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2019 북한의 인도주의 필요와 우선순위(DPR Korea, Needs and Priorities 2019)’ 보고서는 “북한에 가해진 UN 안보리의 제재가 인도적 활동에 제한된 면제를 수용하고 있지만, 지원 단체들은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재원 부족, 지원 자금 조달 경로의 부재, 제한적인 지원 물자 공급 경로 등 의도치 않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일상적인 운영경비를 지불하기 위해 존재하던 금융 채널은 2017년 9월부로 차단되었다. 그 이후로 대체 채널을 찾으려는 시도들이 있었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공급자들은 또 복잡한 절차, 출항 면장(免狀)의 지연, 높은 비용, 평판 위험(reputational risks) 등의 요인들로 인해 반입에 소극적일 수 있다. 협력 가능한 공급자가 제한적인 상황 하에서 물자 확보 비용 역시 증가해왔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참고] 안보리 결의 연혁

안보리 결의 1695호: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06.7)

안보리 결의 1718호: 1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2006.10)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09.4)

안보리 결의 1874호: 2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2009.6)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12.5)

안보리 결의 2087호: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13.1)

안보리 결의 2094호: 3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2013.3)

안보리 결의 2270호: 4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2016.3)

안보리 결의 2321호: 5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2016.12)

안보리 결의 2356호: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17.6)

안보리 결의 2371호: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17.8)

안보리 결의 2375호: 6차 핵실험에 따른 제재 (2017.9)

안보리 결의 2397호: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제재 (2017.12)

[기타 참고 사항]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

미국은 유엔 안보리와 별도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는 ① 「애국법」,「수출관리법」,「무기수출통제법」,「대북제재 및 정책 강화법」 등에 따른 법률적 조치와 더불어 대통령의 행정명령이나 법안 시행규칙 등을 통해 대북제재를 강화해 왔다.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이전부터 적성국교역법, 수출관리법, 무기 수출 통제법, 대외원조 법, 애국자 법 등에 의거해 북한을 ‘테러 지원국’, ‘주요 자금 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하여 북한의 수출입, 금융거래, 국제금융기구 가입 등을 통제해왔다. 또한 「수출관리법」의 시행령인 「수출 관리령(EAR)」을 북한에 적용하여 각종 이중용도 기계설비를 북한에 반입하여 생산활동을 벌일 수 없도록 하고 다른 나라들의 지원도 규제해왔다.

미국은 또한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제정한 「대북 제재 및 정책 강화법」(North Korea Sanctions and Policy Enhancement Act of 2016)」을 통해 △대량살상무기 관련한 물품 거래의 금지, △특정 금속·광물(귀금속, 흑연, 미가공 금속, 알루미늄, 철, 석탄 등)의 거래 금지, △자금 세탁, 상품·화폐 위조, 현금 밀수, 마약 거래 등의 금지, △북한 정부·노동당 미국 내의 자산 동결, △안보리 제재 대상자 지원행위 제재, 북한 및 불법행위 관련 개인·기업 금융제재 등의 추가 대북제재를 법제화했다.

이어 2017년 8월에는, 2016 대북 제재 및 정책 강화법 104조를 개정하여 △북한산 광물 거래, 섬유·식량·농수산물 구입 및 석유·석유제품 거래, 인터넷 상업 활동 제공, 어업권 구매, 교통·광업·에너지·금융 서비스 관련 거래, 대량 현금 전달 등과 관련한 개인 및 단체 제재, △북한과 관련하여 대리 계좌로 북한과 지속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 달러를 이용한 타국 화폐 사이의 일시 환전, 결제를 위한 통신 제공을 금지, △북한과 재래식 무기를 거래한 제3국에 대한 미국의 원조 금지, △북한 노동자를 해외에서 고용한 외국인의 미국 내 자산 동결, △북한 노동자가 제조에 참여한 물품의 미국 반입 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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